슬이랑의 헛솔 : 사실 어릴때 이런 여유가 있었으면 좋았을건데, 20대땐 사무실에서 누군가의 을로 일하느라 차도 없었고, 맨날 택시만 타고, 번돈 다 택시회사에 줬고, 30대는 애키우고, 40대도 애키우고 사춘기와 갱년기 뭐. 그렇게 여유없이 산것같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매일 보은을 왔다 갔다 하고있는데요, 왕복 2시간정도이고, 한달에 주유비로 50만원정도, 오가며 커피값에 식비하면, 60만원정도는 최소 잡아 먹는데요. 처음엔 좋았다가 1달정도 지나니까, 이것도 .... .... 또.. 지겹네요.
나이드니까 누가 말거는 것도 귀찮고, 필요없는 이야기도 시간 아깝고, 그렇다고 가만있는 것도 시간 아깝고, 이런 이중적인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어디가 아프면, 아.... 이러다가 진짜 많이 아프면, 어쩌지? 겁도 나고.
작은 동네에 들어섭니다. 그래도 마을치고, 우체국에, 주민센터에, 시장에, 카페에, 슈퍼에 있는게 다 있더라고요. 빈집있으면 가서 살고싶은데, 다 노인분들만 사시더라고요. 시골이라서.. 어디가는거냐하면은 제가 뚫은 무인 카페가 있어요. 거기 가는 길이랍니다. 첨엔 저밖에 사람이 없었거든요. 근데 제가 어딜 가면, 그때부터 사람이 많이 붙는 그럼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이제 무인카페도 무인이 아니라 카페가 되었어요...
왠만큼 도로 정비가 되어서, 시골도 길이 참 좋은데, 차가 많이 없어서 적막. 흠... 사람이 없군. 진짜로.
나 여기 이사와서 살 수 있을까? 어차피 일은 가끔 공단이나, 은행가는 일들인데.... 지금 집 월세놓고, 여기로 오면 돈이 더 들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한 겨울 한파에 기름보일라 팡팡 땔려면... 이사 못 오겠더라고요 ㅎㅎ시골살이 비싸다.
지나가면서 보이는 건물들이 있지만, 폐가이고 공가인 경우가 많았어요. 워낙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 보은의 끝자락. 아무튼 계속해서 직진하다보니, 정처없이. 옥천나오고, 영동나오고, 산골에 마을은 정적에..스산하고 무섭기까지 하더라고요. 이 왜.. 이런 분위기인가.
공사중인 길 끝에 차 세우고, 잠시 휴식 중. 이제 어디가지 싶다가. 더 갈데가 없어서 그냥 다시 카페로 가는 길이에요.
길가에 집이 얼마나 있나 보는데, 없더라고요. 도로가는 시끄러우니까 아마도 속에 있는 것 같아서 좌회전해서 들어갔더니만, 슈퍼도 나오고, 식당도 나오고, 우체국도 나오고 무인카페도 있더라고요. 이 시골에 왠 무인카페인가 했더니만, 은근 손님이 있더라고요. 일일 수입 10만원정도는 버시는 것 같아요. 저렴한 중식당도 있고, 슈퍼도 있고.. 없는게 없는 것 같은 기분.
오늘은 가만히 앉아있는데, 할아버지 두분이 오셔서, 무인카페인데 집에서 마시는것과 맛이 다르다. 더 맛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전에 다방은 레지라고, 아가씨 있었는데 요즘엔 없다.. 이러시면서 웃으시더라고요. 그 다방을 운영하셨던 큰이모님. 어릴때 다방에 들어가서 엄마는 이모랑 수다떨고,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소파에 앉아서 흥얼거렸던 기억이 나에요. 지금은 두 분 다 돌아가셔서..기억이 가물가물.. 이날은 저도 너무 더워서 와서 바닐라라떼 아이스.. 한잔 하며 휴식 취해봅니다. 배터리도 다 달아서 충전기 꼽아서 휴대폰 충전도 하고요. 무인카페에 오는 이유는, 충전도 이유가 있어요. 고속배터리에 꼽아놓으니까 휴대폰발열이 엄청.. 심해서... 급하게 들어와서 충전시켰어요. 휴대폰을 하나 새로 사야하는데, 버틸때까지 버텨보자하고있어요.
좋은일이 좀 가득했음 좋겠네요.
요즘 좋은 일이 너무 없어서, 멘붕이거든요. 머 신청하면 다 안되고, 컴퓨터에서 하려고 해도 다 오류나고, 나이든 탓인가..
이날은 따뜻한 차 한잔. 비가왔던 날인 것 같아요. 요즘 치매방비위해 시작한, 영어공부. 기초영문법.. 70챕터인데, 이걸 2주안에 한다거나 30일안에 한다거나.. 그렇게 써있는데, 오늘 보니까 27챕터까지 했더라고요. ... 몇년동안 ㅎㅎㅎㅎㅎ 외국어 잘하시는 분들 대단해..
아무튼, 공부하겠다고 책을 폈으나, 집중이 잘되는 날보단 안되는 날들이 더 많고, 하루 10분이상 듀오링고어플로 공부하자고해놓고, 그것도 잘 안지키더라고요. 딱히 실 생활에서 쓸일이 없으니까, 간절함이 없어서그런가, 아줌마의 공부는 이렇게 슬렁 슬렁 진행중입니다. 좀 더 어릴때 열심히 할 껄.. 하면서... 지나가는 청소년들 보면서, 젊음이 부럽구나 싶고..
데려온 오리는 차에서 잘때 필요한 쿠션. 다이소에서 입양. 없어선 안 될 차량 필수품.
육아서적이랑, 한국사서적이랑, 영어기본,기초영문법 책 가지고 오는데, 맨날 들고만 다니고, 안 읽는 나.... 책을 사지 말아야 해... 그래도 이제 목표인 이 영문법 책을 반드시 끝내겠다면서 절반을 봤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 돌아서면은 까먹지만.
처음에 왓을때만해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불과 한달 사이에 사람이 꽤 많이 오더라고요. 아지트..실패..
옆에 가게 미용실 사장님 조카분이 운영하시는 것 같아요. 큰 카페는 부담스러운데, 작고 귀여워서 자주 왔거든요. 사람이 많으면, 공부할 때 부끄럽고, 어색해서 못있겠더라는.
2500원에서 3000원의 음료들로 이루어져있어서 부담스럽지도 않고, 더위랑 추위 피해서 쉴 수 있어서 다행인 곳, 치매 예방으로 시작한 이 문법기초 공부가 얼렁 끝나고, 기초 다음 입문으로 들어가고 픈... 때 입니다. 이웃님들 다들 잘 지내시죠? 하는건 없는데 바쁜 날들이 계속 되네요. 감기조심하고, 다들 행복한 일이 생기라고 기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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